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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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제주 4.3을 소환하다'... 박경훈 목판화전 <백골난감> 울산노동역사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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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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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판화 거장 박경훈(1962- )작가의 목판화전 <백골난감>이 4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울산노동역사관에서 열린다.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가 공동주최하고 (사)노옥희재단과 금속노조현대자동차지부가 후원한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라며 1985년에 첫 판화전을 연 이후 지금까지 열한 번의 개인전을 연 박경훈 작가는 4월을 "영원히 잊지 않을 '기억'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4월을 품은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이번 <백골난감>도 제주 4.3을 소환해 현 시기를 관통하는 작가의 시대정신이 담겨있다.

울산노동역사관 배문석 사무국장은 1일 이번 작품들을 두고 "박경훈의 신작 판화들은 78년 전에 쓰러진 영령들을 백골의 모습으로 새겨 놓았다"라며 "그런데 살아남은 이들의 슬픈 표정과 달리 미소를 깊게 머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백골이 되어서도 쉬이 떠나지 못한 이들은 마치 가족을 넘어 후대의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했다.

전시 작품 속 '4.3 재심 청구서'를 든 백골의 시선은 정면을 향해 관객을 바라본다. 그리고 재심 개시를 결정하는 201호 법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입구를 서성인다. 또 과거를 봉인한 기억을 파묘하고, 그 결과 앞에서 눈물 흘리는 가족과 부둥켜안고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어느새 바다 건너 육지로 나가 농민의 트럭 옆에 섰다가 시민들과 발맞춰 걷는다.

배문석 사무국장은 "박경훈 작가는 1895년 동학농민항쟁에서 시작해 한말 의병들의 궐기 그리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해방 후 민주주의가 발전해온 역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라며 "그 순간이 작가의 열정을 다시 일렁거리게 만든 것이다. 결국 대규모 회고전을 열만큼 원로의 반열에 들었음에도 다시 조각도를 들고 목판화를 깎으며 신작을 완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박경훈 작가는 무거운 주제와 달리 매우 유쾌한 거장의 풍모를 지녔는데, 특히 판화가 지닌 음영을 너무 영리하게 사용하니 절로 감탄이 터진다"라며 "게다가 흑백의 단조로움 뒤로 층층이 겹쳐진 서사가 은은히 돋보인다. 그러니 우리의 현대사가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느낌을 준다"라고 평했다.

한편 박경훈 작가는 그동안 국내외 여러 도시를 거치며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으나 울산은 한 번도 와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초대전은 울산과 제주 그리고 박경훈 작가의 뜻 깊은 첫 인연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10390?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