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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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박물관, 지역사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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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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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지역사 교육의 장으로서 지역의 기억을 보존하는 저장고이자, 해석을 생산하는 지식 공유의 장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공공의 참여를 이끄는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지역사 교육의 장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2025년 울산시 박물관협의회 공동 학술 발표회에서 제시됐다. 

 울산시 박물관협의회가 주최하고 외솔기념관이 주관한 이 발표회는 지난 15일 외솔기념관에서 회원 기관 종사자와 관련 연구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허영란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기조강연 '역사와 기억, 공동체의 재구-박물관의 지역사 교육 기능 및 역할'에서 “박물관은 지역사를 '보는 역사'로 전환한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제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감, 동선, 오브제 배치를 통해 해석의 흐름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그것을 통해 지역사에 대한 경험적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지역사 교육과 박물관의 역할은 서로 보완적이다. 지역사는 맥락의 해석을, 박물관은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관한 자료는 박물관을 통해 의미화되고, 박물관의 전시는 지역사 연구의 기반을 확장하는데 이 상호작용은 지역사회가 스스로의 역사를 사유하도록 이끄는 중요한 계기를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박물관은 지역의 기억을 수집하고 역사를 해석하며, 이를 시민과 공유하는 공공 기관이다. 박물관이 지역사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역할, 즉 전시·교육·참여·플랫폼 구축이라는 네 가지 축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박물관이 어떻게 지역사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는지 4가지 방법론을 제시했다. 

 첫째, 박물관은 삶과 연결되는 전시를 통해 지역의 변화를 가시화한다. 주민이 경험한 노동, 산업, 이주, 환경 변화 같은 '우리 이야기'를 전시의 중심에 둔다. 예를 들어 울산의 산업화와 관련해서, 공장 노동자의 작업 도구, 통근 버스 노선도, 사택의 건설과 변화, 노동자의 생활공간 자료를 통해 산업화의 다층적 경험을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둘째, 박물관은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기록 생산의 주체를 확대한다. 구술 인터뷰, 마을 사진 수집, 생활사 자료 기증 프로젝트는 주민의 경험을 역사적 자료로 전환한다. 이러한 시도는 박물관을 '전문가가 지식을 공급하는 곳'에서 '지역사회가 함께 지식을 생산하는 곳'으로 변화시킨다.

 셋째, 박물관이 일상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을 때 지역사 교육의 지속성이 확보된다. 열린 강좌, 시민 포럼, 북토크, 소규모 음악회, 박물관 카페등은 박물관을 친숙한 생활 공간으로 만든다. '행사 때만 방문하는 장소'에서 '도시의 일상적 생활권'으로 변화돼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한다.

 넷째, 박물관은 지역사 지식의 공공적 기반으로 기능하면서 지식 생태계를 확장한다.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은 사진, 지도, 구술 기록 등 다양한 자료를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검색하고 활용하도록 한다. 지역의 역사적 장소를 연계한 디지털 지도는 공간 기반의 지역사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시도들은 박물관을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시간과 기억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적 기관으로 위치시킨다. 결국 박물관은 과거를 보존하는 장소를 넘어, 지역사회가 스스로의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된다고 허 교수는 역설했다. 

 이어진 특별강연 순서에서는 문현진 신복초등학교 교사가 지역화 교과서와 지역 박물관의 연계 가능성을 설명했다. 사례 발표 순서에는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과 장자랑 울산 중구 문화관광과 주무관이 각각 울산노동역사관, 외솔기념관의 지역사 교육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종합 토론 시간에는 허영란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와 문현진 신복초등학교 교사,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 장자랑 울산 중구 문화관광과 주무관, 정연이 울산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사, 김일훈 울산 남구 문화예술과 주무관이 박물관의 지역사 교육 기반 강화 및 지역사회 연계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