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울산역사기행모임 "엮기"
"엮기"는 울산노동역사관과 울산시민연대의 MOU사업입니다.

매달 한 차례, 울산 역사와 우리 삶 톺아보기
울산역사기행모임 "엮기"'를 새롭게 시작한다. 앞으로 매달 네번째 주 일요일 오후에 모여 함께 길을 걷는 모임이다. 맨 처음 함께 걸을 길은 울산 원도심으로 정했다. 1월 23일 오후 3시에 울산동헌 앞에서 출발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여 회원이 되고 동행하게 될지 궁금하다. 무엇이 되든 이렇게 우리는 모임 이름처럼 인연을 엮고, 이야기를 엮고, 좀 더 풍성한 삶을 엮어보려 한다. 그리고 울산시민연대와 울산노동역사관이 뒷배가 되어 지원을 하게 된다.
우리처럼 울산을 돌면서 역사를 찾아 걷는 모임은 의외로 많았다. 그리고 더 많아져도 좋다. 나역시 2007년부터 노동역사기행을 기획해 진행해 왔고, 2018년 부터 생명과 평화를 담은 울산순례의 길잡이를 맡아 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정기적인 역사기행이 어려워졌을 때는 방역지침에 맞춰 교사역사기행이나 학생 역사기행을 교육청과 진행한 바 있다. 울산박물관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울산역사기행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그럼 왜 울산 역사를 찾아 걷는 걸까? 사실 전국 곳곳의 명승을 찾거나, 해외에 유명한 도시를 방문하는 것도 멋드러지지만 내가 사는 주변을 찾아보는 것이 주는 기쁨이 있다. 그 기쁨은 일상을 보내는 공간에 새겨져 있는 옛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 풍경이 달라보이는 데서 시작된다. 그 안에서 깨달음도 더해지고, 우리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 새로 놓여지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발딛고 선 땅은 모두 선사시대 부터 현재 시간까지 수 만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앞서 살아갔던 이들이 만들어낸 역사는 특별한 어느 장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그 많은 순간들 중 지금 꺼내보면 더 좋은 것이 있다. 그것이 고대사이거나 중세사거나 근현대사이거나 지금 우리와 만나 색다른 기억을 자아낸다. 더불어 옛 사람을 돌이켜 보는 과정은 그저 온고지신의 교훈을 얻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그들이 선택했던 일들과 그들이 맺었던 결실이 지금 우리가 살고 현재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역사기행모임이 흥하려면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변덕스럽게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차곡 차곡 쌓아가는 기햄이 되길 바란다. 그 과정에 좋은 길동무를 만나는 것은 덤이다. 발걸음의 속도를 맞춰 걷다가 잠시 쉬는 때에 나누는 공감은 꽤 풍성한 깊이를 지닌다. 때문에 "엮기"라는 모임이 거듭되는 동안 좋은 인연들로 가득찰 것을 믿는다. 그 길동무 되기를 억지로 강요하지 않을 것이고, 길을 걸으러 떠날 때마다 '의무'라는 압박이 없길 바란다. 그저 한 달에 한 번 정해놓은 때에 끌리는 마음을 따라 동행하면 될 뿐이다.
그럼 이제 첫 걷기의 장소가 될 울산 원도심에 대해 잠시 소개해보겠다. 원도심은 현재 중구에 있는 성남동, 옥교동, 북정동, 복산동을 말한다. 이 곳이 도심으로 떠 오른 것은 조선시대 울산읍성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다. 울산성은 임진과 정유왜란이 일어나 헐려 울산왜성(도산성)에 쌓인 돌이 되면서 사라졌다. 다만 울산 동헌과 객사가 다시 만들어져 행정과 문화 중심지로 오랫동안 자리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기존 동헌과 객사가 허물어지고 일제 방식의 근대식 건물들이 들어섰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울산 동헌은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울산군청을 허물고 일부를 다시 복원한 것이다.
해방이후 원도심은 1980년때까지 여전히 울산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1962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시가 급격히 팽창하는 과정에 점점 태화강 남쪽의 신정동과 삼산동 일대로 행정과 경제 그리고 문화거점이 이동했다. 울산이 산업도시 그리고 노동자도시로 성장해 광역시로 발전하는 과정과 반대로 원도심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지금은 원도심을 다채롭게 꾸미고 다듬는 작업이 한창이다. 올 해 1월 6일에 문을 여는 시립 울산미술관도 한 몫 할 것이다.
"엮기"의 첫 걸음은 울산동헌에서 시작해 얼마 뒤면 재개발로 사라지게 될 북정동의 골목길을 따라 걸을 예정이다. 그리고 복산동에 있는 서덕출 공원에 올라 주변을 넓게 둘러본 뒤 문화의 거리와 젊음의 거리 그리고 고복수 길을 돌아 울산미술관에 도착한다. 두 시간 정도 걷는 동안 조선시대부터 근현대 역사이야기 뿐 아니라 앞으로 원도심이 어떤 변화로 들썩일지 가늠해 볼 수 있을 테다.
댓글 0